처음 책 표지를 접하고, 내용에 대한 의구심이 들기 시작했다. 모든 정보가 통제되는 북한이란 곳에서의 생활기가 궁금해지면서도 혹 너무 정치적인 내용이 포함되어 있진 않을지 좋은 일면만 나오는 것은 아닐지에 대한 의구심이었다. 그러나 책을 읽어내려가며 저자가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그녀가 느낀 모습 그대로 써내려가려 노력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책 <뉴스의 시대>에서 알랭 드 보통은 그 나라를 진짜 알기 위해서는 일상적인 내용의 뉴스가 나와야한다고 했다. 이슈가 될만한 것들만 보도해서는 그 나라에 대한 편견을 갖게된다는 이야기였다. 연평도 포격이 한국에서 늘상 일어나는 일이 아니듯 외국에서 들려오는 이슈가 될만한 이야기들도 그들에게는 일상적인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북한의 평범한 일상을 알 수 있는 이 책은 북한에 대한 편견을 한꺼풀 벗겨낼 수 있는 책이라 할 수 있겠다.
책에서 느낀 북한 사회의 모습을 한단어로 표현하자면 ‘두려움의 사회’로 표현할 수 있을 것 같다. 그 두려움은 위에서부터 퍼져내려와 오래된 악습관이 되어버린 듯 했다. 그 이유로 언제나 의심하고, 경계하게 된다. 저자는 북한에서 유일하게 외국 자본으로 만들어진 대학에서 학생들에 영어를 가르치는 교사인데, 저자 뿐만 아니라 다른 교사들도 유독 피곤함을 느꼈던 것도 ‘혹 내 행동이 의심을 받진 않을까’ ‘내가 방금 한 말을 누가 듣고 있는 것은 아닐까’ 라는 끊임없는 의심과 경계 때문일 것이다.
비극적인 것은 여기에 나온 아이들이 너무 순수하다는 것이다. 애초에 자유롭게 생각할 수 있는 권리를 박탈당한 채 왜곡된 의식을 가질 수 있다는 것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특히 학생들은 부모님에게 전화를 편하게 할 수 있다는 것조차 신기해했고, 여러 외국에 자유롭게 나가는 것을 상상조차 하지 못하고 있었다. 우리에게는 너무나도 당연한 것들인데 말이다.
때문에 조금 힘이 빠지기도 했다. 우리가 당연하게 생각하고 있던 많은 것들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해주는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