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답고 정확한 글쓰기란 무엇일까? 에 이끌려 들여다 본 글쓰기의 세계에 대한 느낌은 한 마디로 " 아, 이 한권을 다 읽었어도 여전히 쉽지 않겠구나" 이다. 명료한 글쓰기를 위한 로직은 물론이거니와 글에 윤기를 더해 줄 레토릭은 끊임없는 독서와 글쓰기 훈련에서 나올 수 있는 풍부한 경험의 산물이며 지식과 교양도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기 때문이다.
글쓰기의 목적을 알기 위해 조지 오웰을, 목적이 있는 언어와 그렇지 않은 언어를 알기 위해 사르트르를, 문학비평의 변천, 자동사적 글쓰기와 타동사적 글쓰기를 이해하기 위해 롤랑 바르트에 대해 들어야 했으며 로직의 아름다움을 느껴 보기 위해 느닷없이 이차방정식을 풀어 보았고 마르크스의 '공산당 선언'을 통해서는 선동과 선전의 차이 및 첫문장과 마지막 문장의 중요성에 대해서 들었다. 언어학과 기호학, 음성상징, 색채어, 한자어, 명사형, 부사형 등 엄청난 공부를 한 후에야 실전으로 들어갔다.
저자가 썼던 책 "자유의 무늬'에 있는 내용을 인용하여 깔끔하고 간결한 문장이 되기 위한 연습을 하는 데 그 과정을 설명하기 위해 여러 문법용어들이 사용될 때는 저자가 언어학자임을 실감하게 된다. 문자체계로서의 힌글과 소통언어로서의 한국어는 구별되는 개념이라는 것, 그동안 많이 읽고 써서 익숙한 표현 중에는 유럽식 또는 일본식 영어 번역투가 많다는 것, 크게 어색하지 않지만 간결한 문장을 위해 빼야 할 조사들은 무엇이며 정치적 올바름은 글쓰기의 미덕이란 것까지 참으로 많은 공부를 했다.
수강자 중 두 사람의 에세이를 평할 때는 나도 평을 받아 보고 싶은 부러움이 생겼고 페이스 북 등 SNS에 에세이나 정치적 팜플렛글을 많이 쓰게 되는 요즘에 좀 더 간결하고 좋은 글을 쓰기 위해 늘 옆에 두고 참고로 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되는 책이다.
서평과는 상관없으나 책에서 인용한 볼테르의 유명한 문장은 요즘 우리나라의 정세와 미약한 나의 사회참여의식에 맞물려 마음에 울림으로 남는다.
" 나는 당신의 견해에 동의하지 않는다. 그러나 만일 당신이 그 견해 때문에 박해를 받는다면 당신 편에 서서 싸우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