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하면 떠오르는 건 그냥 건물이다. 건축가가 하는 일은 건축물을 설계하고 설계도를 바탕으로 건물을 만드는게 끝인 줄 알았다. 하지만 책을 읽다보면 건축에 대해 정말 무지했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그만큼 건축에 대해서 알아가는 재미도 있다. 건축은 단순히 건축물을 세우는 것이 아니다. 그 시대의 환경, 경제, 정치, 사회 등 모든 것이 종합되어서 건축물에 들어간다. 또한 흥미로운 점이 공간의 구조가 권력을 재분배하고 창출하는 역할을 한다. 사무실의 공간 구조를 한 번 상기해보면 알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 장에서 전통에 대한 저자의 정의가 깊게 와닿았다. 저자는 말한다. "어떠한 것이 되든 재료, 기술, 한계를 적절하게 적용한 것이 이 시대를 대표하는 전통이 될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 만들어지는 데는 무엇보다도 절대적인 재료가 필요하다. 그 재료는 다름 아닌 '시간'이다." 그렇다. 시간이 그 시대를 대표하는 전통을 만든다. 단순히 과거 전통을 모방한다고 전통이 되는 것이 아니다. 결국 전통을 만드는 것은 지금 우리가 흘려보내고 있는 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