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모르고 있던 경제학자 피게티라는 이름을 이 책을 통해서 알게 되었다. 인문 교양서와는 평소에 담을 쌓고 전혀 읽지 않았다. 그런데도 많고 많은 100miin의 추천도서 중에서도 피게티의 신자본론이란 책의 표지를 보자마자 어디서 나온 것인지 모를 오기가 생겼다. '그래~ 이 쯤이야 글자고 말인데 읽다보면 이해가 안 되겠어?' 그렇게 해서 책을 신청해 놓고 책이 도착하자마자 앞 장을 펼쳐보았다. 그런데 책이 꽤 두툼하기도 하고 신문의 경제면은 거의 볼까 말까 한 지식이 별로 없는 상태에서 책이 나와 수준이 맞는 것일까? 라는의문을 가지고 읽었다.
피게티는 우리의 경제성장률이 자본가의 자본축적률보다 높다는 것 (r>g) 을지적한 경제학자다. 지난 유럽의 벨 에포크(황금기) 시대 혹은 미국의 도금 시대 때보다 요즘 우리의 빈부격차의 심각성을 나타낸다.
그렇다면 이 것은 나와 같은 개인에게 어떤 의미일까?
이 것은 개개인의 소시민에게 주어지는 불평등과 관련이 있다. 저자는 이제 더 이상 능력만 가지고서는 승자가 될 수 없는 현 구조적 문제점을 논리적으로 설명한다. 자본주의의 문제점이 무엇인지? 이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면 좋을 지 까지 제시하고 있다. 과히, 지난 해 세계적으로 돌풍을 일으켰다라고 할 수 있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이책은 21세기 자본론이라는 저자(처음으로 명성을 안겨 준)의책을 읽기 위한 입문서 격인 것 같다. 그러나 입문서임에 불구하고 쉽사리 소화하기 어려운 책이란 사실을 부정할 수 없다. '연방준비은행', '통화 정책', '누진세' 가 다 뭐란 말이냐?
불행 중 다행인 것은 짤막하게 구성된 경제 에세이이라서 부담을 덜었던 것 같다. 저자가 유럽인이기 때문에 너무 유럽의 실정에만 치중되는 내용만을 쓰지는 않았을까? 싶었다. 그러나 경제의 한 부분에서 문제가 생기면 다른 반대편에서도 문제가 생기기 마련인지라 전체적으로 세계적인 세태를 가지고 이야기 하고 있다. 저자는 이렇게 말했다. "국제적 지식은 전무한 상태에서 극단적 자유주의를 주장하는 몇 안 되는 경제학자들이 찬밥 취급을 당하는 프랑스에서 깊이 생각해봐야 할 교훈 하나는, 그들이 주장하는 바가 가끔 지구 반대편에서 나타나는 지적 게으름과 순응적 태도만을 부추길 뿐이라는 것이다." (본문 462쪽)
물론, 저자의 의견에 반대하는 여러 의견도 많이 있겠지만 독립적이고 무엇보다 저자의 중립적이면서도 창조적인 자세가 마음에 쏙 들었다.
이 책은 저자의 고국인 프랑스보다 우리나라에서 먼저 올 가을에 발간된 책이라고 한다. 올가을 해우소에 잠시 잠깐씩 들어갈 때 읽으면, 경제상식을 늘리는 데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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