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 제목은 '나쁜 의사들', 부제로 '그곳에 히포크라테스는 없었다', 원제목은 '지옥의 히포크라테스'이다.
더 정확하게 표현할 수 없을 것 같다.
최근 빅터 프랭클의 ‘죽음의 수용소에서‘을 읽었던 터라 나치의 강제수용소에서 겪는 생사의 엇갈림을 간접 경험하면서 여러 생각을 했던 것이 사실이다.
저자는 '양심이 없는 과학은 영혼의 잔해일 뿐이다'라는 말을 서두에 인용하며 과거 나치에 헌신했던 몇몇 의사들의 행적을 밝힌다.
어찌 인간이 이럴 수가 있을까, 그것도 사명의식이 투철해야 할 의사가 말이다. 물론 그들도 사명의식이 있었을 것이다. 국가를 향해 있었을 뿐인가? 누구를 위한 의학이고 실험인가?
때로는 미래의 누군가를 위해 현재의 누군가가 희생은 할 수도 있다. 그것이 지금의 우리가 누리고 있는 더 안전하고 편리한 현실이 되었음을 인정한다. 다만, 그것은 항상 자발적이어야 한다.
결국에는 나치 독일이 패망하고 연합군이 승리하여 끝이 났다. 그런데 아이러니한 것은 죽음의 수용소 의사들이 마땅한 죗값을 치르지 않고 멀쩡하고 관대하게 이루어졌다. 또한, 종전 후 미국은 나치의 수많은 과학자들을 미국으로 데려와 첨단 기술을 연구하도록 했다는 사실이다.
자본주의, 오늘의 현실을 살아가는 현대인들이 실험 윤리와 인간의 존엄이라는 문제에 대해 깊은 각성과 성찰을 촉구하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