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라순현 님이 보내주신 '아룬다티 로이, 우리가 모르는 인도 그리고 세계' 서평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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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
문화를 확산시키기 위해 100miin과 뜻있는 출판사가 함께 하는 '백일야화' 이벤트의 서평으로 배소라 님의 글을 공유합니다.
[아룬다티 로이, 우리가 모르는 인도 그리고 세계] (시대의창)
우리는 복수의 욕망을 다스릴 수 있을까
버지니아 공대의 총기 난사 사건,
중세의 마녀사냥, 히틀러의 유대인 학살, 세르비아의 인종청소. 이 사건들의 공통점은 개인 또는 사회에 의해 저질러진 광기어린 보복이었다.
이런 현상의 중심에는 ‘화풀이 본능’이 있다. 보복이나 복수가 가해자에게 직접 고통을 되갚는 일이라면, 화풀이는 아무런 상관없는 대상에게
내 고통을 떠넘기는, 이성적으로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이다. 그런데도 우리는 늘 화풀이를 한다. 직장에서, 학교에서, 집에서,
거리에서……. 우리는 왜 우리의 고통을 타인에게 떠넘기는 것일까? 이 책은 바로 그 질문에서 시작한다.
화풀이 본능은 인간만이 지닌 것이 아니며 동물들의 행동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즉 고통 전가는 일종의 본능적 행동이라고 볼 수
있지만 동물의 화풀이와 인간의 화풀이가 결정적으로 다른 점은, 인간의 행동은 “양적으로 질적으로 대규모의 파급 효과”를 불러일으킨다는
점이다. 인간은 분노를 반추함으로써 복수의 욕구를 끌어올리며 때때로 부패하고 사악한 지도자들은 희생양을 찾아서 대중들의 화풀이 본능을
부추기기도 한다. 이로 인해 테러리즘, 인종 청소 등의 비극이 발생하는 것이다.
또한 국가는 ‘사법적 처벌’ 또는 ‘정의’라는 이름으로 가해자에게 고통을 줌으로써 피해자의 본능적인 욕망을 충족시킨다. 그렇다면 처벌은
과연 복수일까, 아닐까? 정의를 실현하려는 사법제도는 어쩌면 개인의 복수에 대한 욕구를 충족시키고 사회적 결속을 다지는 한 방편일지도
모른다. 그것이 사법적 정의에 대한 불편한 진실일 것이다.
그렇다면 이 책을 통해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무엇인가? 우리는 뿌리 깊은 복수와 화풀이 유전자를 가지고 있지만 그 성향을 극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그러한 복수의 본능과 폭력 성향을 억누르는 방법으로 명상, 호흡, 마인드 컨트롤 등의 다양한 정신적, 종교적,
심리적 방법들을 제시한다.
내 경험으로 보아도 이런 방법은 상당히 효과가 있다. 나는 우연히 접하게 된 명상, 호흡, 관조의
기법으로 오랜 시간에 걸쳐 ‘분노’를 지켜보는 훈련을 함으로써 ‘화풀이 본능’과 폭력 성향에서 어느 정도 벗어나 있기 때문이다. 굳이
용서라는 거창한 단어를 들먹일 필요도 없다. 내 안의 분노를 지켜보며 마음을 다스릴 수 있다는 것은 세상 무엇보다 내 자신에게 가장 큰
도움이 되는 일이기 때문이다.
물론 그런 복수의 욕망과 폭력적인 성향을 다스릴 수 있다고는 하지만 인간인 이상 본능에서 완전하게 벗어날 수는 없다. 그러나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다시금 내 안에 남아 있는 분노와 복수의 욕망에 집중하며 극복하는 일에 좀 더 힘써야겠다는 다짐을 해본다. 그리고 좀 더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읽고, 소모적이고 나와 상대방에게 다 상처와 고통을 주는 ‘화풀이 본능’의 실체를 깨달아 그것을 벗어나려는 노력을 통해
마음의 평화를 얻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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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세까지 아름답게, 백미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