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30년 동안 살아온 서울이라 외국에서 친구들이 서울을 방문하면 자신있게 나의 도시를 소개해왔다. 하지만, 뒤돌아보면 기껏해야 조선왕조부터 대한제국까지라는 걸 새삼스레 깨닫게 되었고, 내가 지금 사는 서울이 어떻게 만들어 졌는지에 대해 알아보기 위해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이 책을 읽기전 내가 아는 서울은 단지 추상적인 도시 서울이었다. 외국인에게 서울을 소개했던 첫 마디는 서울은 대한민국의 수도입니다. 즉 capital city 였다. 하지만, 서울을 소개하는 여행책 론리플래넷에서도 더이상 서울을 수도라는 말로 적지 않는다. metropolis, 복합기능을 수행하는 도시로 적는다. 그만큼 서울은 글로벌 도시로써 한 나라의 정책을 이끌어 가고, 세계적인 도시로써 영향력을 끼치는 것이 사실이다. 이 책 또한 첫 장에서 서울은 메트로폴리스인가? 라는 질문으로 부터 이야기를 시작한다.
이 책이 쉽게 읽혔냐고 묻는다면 '아니다'. 다행히 책 전체가 두 글쓴이의 질문과 대답형식으로 쓰여있어서 자칫 어려울 수 있는 이야기를 이해하기 쉬운 형식으로 풀어냈다. 서울이 복잡하게 철저하게 계획된 도시라는 걸 깨닫기에는 첫번째 장을 읽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동사무소의 탄생과 그것이 안정적인 기능을 수행하는 데에는 정치적인 역할이 숨어있었다. 현대사의 각 정부의 시책을 객관적으로 또는 비판적으로 평가하는 부분은 서울 시민의 갈증을 풀어내기에도 충분하다. 시민을 위한 정책. 한 예로 공공 아파트의 건립 조차 군부세력과 대형건설사들과의 정치적인 계획으로 이루어졌다는 부분에서는 나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이며 '누구를 위한 서울인가' 에 대한 질문을 스스로 하게 되었다.
서울에서 좀더 현명하게 살기위해, 서울 시민으로써 알아야 할 필수 교양을 알기 위해서는 이 책은 무척이나 요긴하다. 이 책을 읽으면서 지금 내가 사는 서울을 비판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시각을 가지게 된다. 서울의 탄생은 당신이 알고 있는 것처럼 단순하지 않다. 교과서에서 배운 현대사에 갈증을 느끼고 있다면, 이 책을 꼭 읽어보길 추천한다.